아이에겐 게임도 자연스러운 욕망… 질책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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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구소 작성일13-12-07 10:36 조회2,405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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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겐 게임도 자연스러운 욕망… 질책 마세요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ㆍ게임 중독도 결국은 관계맺기 문제
ㆍ부모의 사랑과 존중이 우선되어야
청소년들의 게임·스마트폰 중독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됐다. 혹자는 ‘아이’가 문제라 하고, 혹자는 ‘게임’이 문제라 한다.
서울중독심리연구소 김형근 소장은 “게임 중독은 결국 ‘관계 맺기’의 문제”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기에게 잘못이 있을 거라고 생각지 않아요. 아이에게 잘못이 있어서, 아이가 중독이니까 그것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김 소장은 “부모로부터 진정한 사랑과 존중을 받지 못하는 것이 중독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부모들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남부교육지원청 문래Wee센터에선 ‘건강한 미디어 사용을 돕기 위한 2차 학부모 집단상담’이 열렸다. 한달 전부터 센터에서 학부모 교육을 통해 지속적인 상담 참가자를 모집했고, 이날은 매주 금요일 진행되는 두번째 집단상담이었다. 다섯명의 학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자신을 ‘네모’라고 칭한 한 어머니는 컴퓨터게임에 중독된 고2 아들 때문에 고민이다. 성격이 여리고 위축돼 학교에서 친구가 없다. 학교보다 게임이 좋아 학교를 빠지는 일도 부지기수다. ‘애호박’이란 별명의 어머니는 공부한다고 거짓말하고 방에서 스마트폰만 만지고 있는 딸이 불만이다. 지금 자신이 바로잡아주지 않으면 딸이 후회하고 살까 걱정된다. 김 소장은 ‘아이가 게임을 그만두게 해야 한다’는 걱정이나 과보호가 외려 중독을 심화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원인이라고 말한다.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를 둔 부모님들의 주된 특징은 자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부모에게 게임은 무조건 ‘나쁜 것’이고, 부모가 하는 말은 무조건 ‘옳은 것’이죠.”
김 소장은 “게임 중독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듣는 말의 90% 이상이 부정과 질책의 언어”라고 밝혔다. 부정적인 말들은 일종의 ‘주문’이다. 김 소장은 “잔소리는 바위에 떨어지는 물방울과 같다”며 “아이를 진짜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다면 아이에게 부정적인 말을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게임 중독 자녀 때문에 상담을 받으러 오는 부모들의 특징 중 하나는 자녀를 ‘과보호’한다는 것이다. 많은 부모들의 머리 속엔 ‘아이가 자기 앞가림을 못해서 부모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박혀있다. 이날 자리에 참석했던 한 부모는 실제 “아이가 게임하느라 늦잠을 자서 지각하는 게 걱정돼서 아이를 매일같이 심하게 다그쳤다”며 “애를 믿지 못해 아이가 지각해서 선생님에게 혼나는 것까지 내가 대신 걱정했던 것 같다”고 술회했다.
이처럼 스스로의 행동을 직접 결정하고 책임지는 경험을 하지 못한 자녀는 부모가 잔소리를 할수록 더욱 ‘중독’돼 간다. 현실로부터의 도피다.
김 소장은 아이를 게임중독에서 빠져나오게 하기 위해선, 게임 자체를 막을 것이 아니라 자녀의 욕망을 인정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자존감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악기 연주나 꽃꽂이 등의 취미와 마찬가지로 게임도 하나의 자연스러운 욕망으로 인정하고 자녀 스스로 절제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며 “그랬을 때 게임을 ‘마약’이 아닌 ‘활력소’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관계 회복’을 위해선 부모들이 스스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모님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엄마에게도 어렸을 때의 성장 과정이 있고, 트라우마가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어머니는 자신이 외향적이지 못했었기에 아이만큼은 외향적으로 키우고 싶은데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속상해 아이를 더 심하게 다그치게 됐고, 어려서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아버지 밑에서 공부에 대한 압박감을 가졌던 어머니는 자신의 딸에게 같은 것을 강요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 소장은 학부모들에게 “화가 날 때 아이를 보지 말고 나를 보세요”라고 말했다. “빨간 안경을 낀 채로 아무리 저건 노랗다고 해도, 결국은 빨간색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의 상처를 치료하고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결국 그 빨간 안경을 벗을 수밖에 없는 거죠.”
김지원 기자 deepdeep@kyunghyang.com
ㆍ게임 중독도 결국은 관계맺기 문제
ㆍ부모의 사랑과 존중이 우선되어야
청소년들의 게임·스마트폰 중독 문제가 사회적 이슈가 됐다. 혹자는 ‘아이’가 문제라 하고, 혹자는 ‘게임’이 문제라 한다.
서울중독심리연구소 김형근 소장은 “게임 중독은 결국 ‘관계 맺기’의 문제”라고 말한다.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기에게 잘못이 있을 거라고 생각지 않아요. 아이에게 잘못이 있어서, 아이가 중독이니까 그것을 고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거죠.”
김 소장은 “부모로부터 진정한 사랑과 존중을 받지 못하는 것이 중독의 가장 큰 원인”이라며 “부모들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남부교육지원청 문래Wee센터에선 ‘건강한 미디어 사용을 돕기 위한 2차 학부모 집단상담’이 열렸다. 한달 전부터 센터에서 학부모 교육을 통해 지속적인 상담 참가자를 모집했고, 이날은 매주 금요일 진행되는 두번째 집단상담이었다. 다섯명의 학부모가 자신의 아이들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자신을 ‘네모’라고 칭한 한 어머니는 컴퓨터게임에 중독된 고2 아들 때문에 고민이다. 성격이 여리고 위축돼 학교에서 친구가 없다. 학교보다 게임이 좋아 학교를 빠지는 일도 부지기수다. ‘애호박’이란 별명의 어머니는 공부한다고 거짓말하고 방에서 스마트폰만 만지고 있는 딸이 불만이다. 지금 자신이 바로잡아주지 않으면 딸이 후회하고 살까 걱정된다. 김 소장은 ‘아이가 게임을 그만두게 해야 한다’는 걱정이나 과보호가 외려 중독을 심화시킬 수 있는 치명적인 원인이라고 말한다.
“게임을 좋아하는 아이를 둔 부모님들의 주된 특징은 자녀를 인정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부모에게 게임은 무조건 ‘나쁜 것’이고, 부모가 하는 말은 무조건 ‘옳은 것’이죠.”
김 소장은 “게임 중독 아이들이 부모로부터 듣는 말의 90% 이상이 부정과 질책의 언어”라고 밝혔다. 부정적인 말들은 일종의 ‘주문’이다. 김 소장은 “잔소리는 바위에 떨어지는 물방울과 같다”며 “아이를 진짜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다면 아이에게 부정적인 말을 해선 안된다”고 말했다.
게임 중독 자녀 때문에 상담을 받으러 오는 부모들의 특징 중 하나는 자녀를 ‘과보호’한다는 것이다. 많은 부모들의 머리 속엔 ‘아이가 자기 앞가림을 못해서 부모가 없으면 아무것도 못할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박혀있다. 이날 자리에 참석했던 한 부모는 실제 “아이가 게임하느라 늦잠을 자서 지각하는 게 걱정돼서 아이를 매일같이 심하게 다그쳤다”며 “애를 믿지 못해 아이가 지각해서 선생님에게 혼나는 것까지 내가 대신 걱정했던 것 같다”고 술회했다.
이처럼 스스로의 행동을 직접 결정하고 책임지는 경험을 하지 못한 자녀는 부모가 잔소리를 할수록 더욱 ‘중독’돼 간다. 현실로부터의 도피다.
김 소장은 아이를 게임중독에서 빠져나오게 하기 위해선, 게임 자체를 막을 것이 아니라 자녀의 욕망을 인정하고 스스로 책임지는 자존감을 키워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악기 연주나 꽃꽂이 등의 취미와 마찬가지로 게임도 하나의 자연스러운 욕망으로 인정하고 자녀 스스로 절제할 수 있도록 배려해야 한다”며 “그랬을 때 게임을 ‘마약’이 아닌 ‘활력소’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보다 근본적인 문제인 ‘관계 회복’을 위해선 부모들이 스스로를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부모님은 완벽한 사람이 아니다”라며 “엄마에게도 어렸을 때의 성장 과정이 있고, 트라우마가 있다는 걸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 어머니는 자신이 외향적이지 못했었기에 아이만큼은 외향적으로 키우고 싶은데 기대치에 미치지 못하고 속상해 아이를 더 심하게 다그치게 됐고, 어려서 성적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던 아버지 밑에서 공부에 대한 압박감을 가졌던 어머니는 자신의 딸에게 같은 것을 강요하는 경우도 있었다.
김 소장은 학부모들에게 “화가 날 때 아이를 보지 말고 나를 보세요”라고 말했다. “빨간 안경을 낀 채로 아무리 저건 노랗다고 해도, 결국은 빨간색으로 볼 수밖에 없습니다. 아이의 상처를 치료하고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결국 그 빨간 안경을 벗을 수밖에 없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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