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기 불안한 나, 혹시 '관계 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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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연구소 작성일13-03-23 11:12 조회3,532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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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있기 불안한 나, 혹시 '관계 중독'
타인에게 버려지지 않으려 인간관계 병적인 집착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이모(24`여) 씨는 직장 내에서 '친절한 금자 씨'로 통한다. 메신저로 말을 걸어오는 동료들의 인사를 한 번이라도 지나치는 법이 없고 아무리 바빠도 옆 부서 사람이 놀러와 잠깐 쉬러 가자는 말에 'OK'다. 약속을 거절하지 못해 쌓인 일을 미루고 달려간다. '거절하면 나를 미워하진 앓을까'하는 생각에서다. 주말에도 혼자 있으면 뭔가 허전해서 친구에게 카톡이나 메신저를 통해 마음의 공허함을 채우고 있다. 가끔 카톡이나 문자가 씹힐 때면 '내가 뭘 잘못했나', '잘해줬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를 수 있지'하는 생각에 밤잠을 설친다.
#올해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희진이는 친구를 무척 좋아한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많고 인기도 좋다. 지난해부터는 여자친구를 사귀기 시작했다. 처음 여자친구가 생겼을 때는 부모에게 자랑도 하고 했지만 이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누나의 지갑이며 스카프며 집에서 괜찮은 물건이라면 남아나는 것이 없다. 여자친구에게 모두 상납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자친구가 너무 자주 바뀐다는 사실이다. 이성 교제에 너무 몰두하다보니 좋았던 성적도 뚝 떨어져 부모의 걱정이 태산이다. 희진이의 일기장에는 사랑한다. 뽀뽀해주고 싶다는 말과함께 온통 하트 투성이다.
#주부 양모(30) 씨는 알코올중독자인 남편의 구타에 시달리고 있다. 몇 년 전 사업에 실패한 남편이 술을 입에 대더니 급기야 알코올중독 진단을 받은 것. 남편의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막상 남편이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하자 갑자기 마음이 허전하고 불안해졌다. 남편에게 더 이상 필요없는 존재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결국 '남자가 술 먹고 실수는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퇴원을 시켰다. 이후 양 씨는 술취한 남편이 함부로 대하고 심지어 때려도, 그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며 복종하고 있다.
◆ '나'는 없고 오직 '그대'
삶의 의미를 자신이 아닌 타인에서만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누구나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쏟을 목표와 대상을 갖고 있지만 특정인과의 '관계'에만 병적으로 몰두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보통 중독이라고 하면 알코올, 도박 등을 떠올리지만 관계 중독은 끊임없이 친밀한 관계를 맺을 누군가를 찾고 사회적 문제를 낳는다는 점에서 분명 중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관계 중독의 특징은 ▷관계를 맺지 않으면 불안해 견딜 수 없다 ▷관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대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끊을 수 없다 ▷중독된 관계 속에서의 일 때문에 다른 관계가 소원해진다 ▷관계를 맺은 상대에게 항상 버림받는다는 점이다.
유형도 다양화하고 있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고 SNS(소셜 네트워크) 문화가 정착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관계 중독이 생겨나고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김양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관계 중독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과거 알코올 중독자 남편에게 맞고 사는 아내 등이 대다수였다면 최근에는 유부남에게 끌리는 미혼여성, 카톡 등 인터넷 중독 등 유형도 다양해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관계 중독은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을 또다른 나로 여겨 경계를 긋지 않아 생기는 것으로 본다. 나와 너의 구분이 없는 상태라는 것. 김 교수는 "어렸을 때 부모와 떨어져 살았거나 가정에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학대`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다면 이런 증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부모의 과잉보호로 독립성이 없거나 학대를 받으며 자라 자존감이 낮아 자아정체감이 형성되지 못해 진정한 '나'가 없을 때도 쉽게 관계 중독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잘못된 관계, 가정폭력 방치
중독 수준의 관계는 아름답지 못한 관계로 변질되고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친밀한 누군가가 없으면 불안하고 그에게만 촉각을 세워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도 쉽게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특히 관계 중독이 심해지면 우울증, 편집증세, 폭식 습관, 또 다른 중독이 생길 수도 있다. 드물지만 자살하는 일도 생긴다.
서울중독심리 연구소 김형근 소장은 "일단 관계 중독에 빠지면 삶의 가치나 행복이 남에 의해 심하게 흔들린다. 정신이 건강하지 못해 충독적으로 자학적인 행동도 한다. 남편이나 자녀로부터만 생의 의미를 찾는 주부들은 이들이 기대에 못미치면 우울`불안증에 시달리고 남도 괴롭힌다. 중년여성이 겪는 빈둥지 증후군이나 착한 남자 증후군, 인터넷 중독도 큰 범주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가족 간의 관계 중독은 더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알코올`마약`도박 중독 등과 연관이 되어 있는데다 가정폭력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가족이라도 적절한 경계를 긋지 못하면 결국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알코올이나 도박 중독을 앓는 가족이 있을 경우, 관계 중독은 오히려 이를 방치하거나 키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다고 전혀 치료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동산의료원 김양태 교수는 "증상이 있는 사람은 심리 상담이나 인지행동 치료 등이 필요하다. 보통 6개월~2년 정도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낫는다. 증상이 심하거나 급성으로 나타나면 항우울제 등을 쓰기도 한다"고 했다.
◆중독은 또 다른 중독을 낳고….
전문가들은 약 600만 명의 국민들이 관계 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중독 전문가 단체인 '중독포럼'이 추산하는 알코올 중독자는 155만 명, 인터넷 중독자는 233만 명, 도박 중독자는 220만 명, 마약 중독자 10만 명(2011년 추산)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더구나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고 SNS(소셜 네트워크) 문화가 정착되면서 관계 중독도 늘 수밖에 없는 구조로 사회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김형근 소장은 "관계 중독을 호소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알코올, 마약 중독자들의 가족으로 이들은 관계 중독의 하나인 동반의존증 증세를 나타내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고 했다.
이에 따라 관계 중독을 알코올`도박`마약 등 4대 중독과 함께 연계해 치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도건우 2040미래연구소장은 "언제 어디서든 술, 인터넷 게임, 도박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데다 SNS,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관계 중독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고 치료할 전략이나 인프라가 전무한 실정이다"고 했다. 또 "중독과 관련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고 이를 치료할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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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01월 26일 -
타인에게 버려지지 않으려 인간관계 병적인 집착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이모(24`여) 씨는 직장 내에서 '친절한 금자 씨'로 통한다. 메신저로 말을 걸어오는 동료들의 인사를 한 번이라도 지나치는 법이 없고 아무리 바빠도 옆 부서 사람이 놀러와 잠깐 쉬러 가자는 말에 'OK'다. 약속을 거절하지 못해 쌓인 일을 미루고 달려간다. '거절하면 나를 미워하진 앓을까'하는 생각에서다. 주말에도 혼자 있으면 뭔가 허전해서 친구에게 카톡이나 메신저를 통해 마음의 공허함을 채우고 있다. 가끔 카톡이나 문자가 씹힐 때면 '내가 뭘 잘못했나', '잘해줬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를 수 있지'하는 생각에 밤잠을 설친다.
#올해 중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희진이는 친구를 무척 좋아한다.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많고 인기도 좋다. 지난해부터는 여자친구를 사귀기 시작했다. 처음 여자친구가 생겼을 때는 부모에게 자랑도 하고 했지만 이제는 입을 다물고 있다. 누나의 지갑이며 스카프며 집에서 괜찮은 물건이라면 남아나는 것이 없다. 여자친구에게 모두 상납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여자친구가 너무 자주 바뀐다는 사실이다. 이성 교제에 너무 몰두하다보니 좋았던 성적도 뚝 떨어져 부모의 걱정이 태산이다. 희진이의 일기장에는 사랑한다. 뽀뽀해주고 싶다는 말과함께 온통 하트 투성이다.
#주부 양모(30) 씨는 알코올중독자인 남편의 구타에 시달리고 있다. 몇 년 전 사업에 실패한 남편이 술을 입에 대더니 급기야 알코올중독 진단을 받은 것. 남편의 알코올 중독을 치료하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그러나 막상 남편이 알코올 중독 치료를 위해 입원하자 갑자기 마음이 허전하고 불안해졌다. 남편에게 더 이상 필요없는 존재처럼 느껴지는 것이었다. 결국 '남자가 술 먹고 실수는 할 수 있는 것'이라며 퇴원을 시켰다. 이후 양 씨는 술취한 남편이 함부로 대하고 심지어 때려도, 그가 없는 삶은 상상할 수 없다며 복종하고 있다.
◆ '나'는 없고 오직 '그대'
삶의 의미를 자신이 아닌 타인에서만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누구나 신체적 정신적 에너지를 쏟을 목표와 대상을 갖고 있지만 특정인과의 '관계'에만 병적으로 몰두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것. 보통 중독이라고 하면 알코올, 도박 등을 떠올리지만 관계 중독은 끊임없이 친밀한 관계를 맺을 누군가를 찾고 사회적 문제를 낳는다는 점에서 분명 중독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관계 중독의 특징은 ▷관계를 맺지 않으면 불안해 견딜 수 없다 ▷관계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다른 대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끊을 수 없다 ▷중독된 관계 속에서의 일 때문에 다른 관계가 소원해진다 ▷관계를 맺은 상대에게 항상 버림받는다는 점이다.
유형도 다양화하고 있다.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고 SNS(소셜 네트워크) 문화가 정착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관계 중독이 생겨나고 있다. 계명대 동산의료원 김양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최근 관계 중독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과거 알코올 중독자 남편에게 맞고 사는 아내 등이 대다수였다면 최근에는 유부남에게 끌리는 미혼여성, 카톡 등 인터넷 중독 등 유형도 다양해 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관계 중독은 자신에게 중요한 사람을 또다른 나로 여겨 경계를 긋지 않아 생기는 것으로 본다. 나와 너의 구분이 없는 상태라는 것. 김 교수는 "어렸을 때 부모와 떨어져 살았거나 가정에서 사랑을 받지 못하고 학대`무시를 당한 경험이 있다면 이런 증상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부모의 과잉보호로 독립성이 없거나 학대를 받으며 자라 자존감이 낮아 자아정체감이 형성되지 못해 진정한 '나'가 없을 때도 쉽게 관계 중독에 빠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잘못된 관계, 가정폭력 방치
중독 수준의 관계는 아름답지 못한 관계로 변질되고 자신은 물론 타인에게도 좋지 않은 결과를 낳는다. 친밀한 누군가가 없으면 불안하고 그에게만 촉각을 세워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도 쉽게 상처를 입기 때문이다. 특히 관계 중독이 심해지면 우울증, 편집증세, 폭식 습관, 또 다른 중독이 생길 수도 있다. 드물지만 자살하는 일도 생긴다.
서울중독심리 연구소 김형근 소장은 "일단 관계 중독에 빠지면 삶의 가치나 행복이 남에 의해 심하게 흔들린다. 정신이 건강하지 못해 충독적으로 자학적인 행동도 한다. 남편이나 자녀로부터만 생의 의미를 찾는 주부들은 이들이 기대에 못미치면 우울`불안증에 시달리고 남도 괴롭힌다. 중년여성이 겪는 빈둥지 증후군이나 착한 남자 증후군, 인터넷 중독도 큰 범주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가족 간의 관계 중독은 더 심각한 결과를 낳는다. 알코올`마약`도박 중독 등과 연관이 되어 있는데다 가정폭력 등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소장은 "가족이라도 적절한 경계를 긋지 못하면 결국 상대에게 스트레스를 준다. 알코올이나 도박 중독을 앓는 가족이 있을 경우, 관계 중독은 오히려 이를 방치하거나 키우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그렇다고 전혀 치료가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동산의료원 김양태 교수는 "증상이 있는 사람은 심리 상담이나 인지행동 치료 등이 필요하다. 보통 6개월~2년 정도 집중적으로 치료를 받으면 낫는다. 증상이 심하거나 급성으로 나타나면 항우울제 등을 쓰기도 한다"고 했다.
◆중독은 또 다른 중독을 낳고….
전문가들은 약 600만 명의 국민들이 관계 중독으로 고통받고 있다고 추산하고 있다. 중독 전문가 단체인 '중독포럼'이 추산하는 알코올 중독자는 155만 명, 인터넷 중독자는 233만 명, 도박 중독자는 220만 명, 마약 중독자 10만 명(2011년 추산)을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더구나 맞벌이 가정이 늘어나고 SNS(소셜 네트워크) 문화가 정착되면서 관계 중독도 늘 수밖에 없는 구조로 사회가 급격히 변화하고 있다. 김형근 소장은 "관계 중독을 호소하는 사람들 중 상당수가 알코올, 마약 중독자들의 가족으로 이들은 관계 중독의 하나인 동반의존증 증세를 나타내고 있어 문제가 더욱 심각해진다"고 했다.
이에 따라 관계 중독을 알코올`도박`마약 등 4대 중독과 함께 연계해 치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도건우 2040미래연구소장은 "언제 어디서든 술, 인터넷 게임, 도박을 접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진데다 SNS, 맞벌이 가정의 증가로 관계 중독이 새로운 사회문제로 급부상하고 있지만 이를 해결하고 치료할 전략이나 인프라가 전무한 실정이다"고 했다. 또 "중독과 관련된 종합적인 대책을 수립하고 추진할 컨트롤타워가 필요하고 이를 치료할 전문 인력 양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매일신문 공식트위터 @dgtwt / 온라인 기사 문의 maeil01@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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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3년 01월 26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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