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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보다 소중한 ‘너’ … 알코올중독보다 무서운 '관계중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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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17-08-01 15:49 조회30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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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중독’은 성장 과정에서 겪은 정서적인 충격과 관계 결핍으로 발생할 수 있다. 어린 시절 부모로부터 과잉보호 또는 학대를 받거나, 버림받은 경험이 있으면 자아정체감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고 자존감이 한없이 낮아진다. 이런 상태에서 유일한 안식처는 다른 사람과의 온화한 관계뿐이라는 생각에 빠져 든다.

서태연 삼육서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과장은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기전으로 관계중독에 빠지게 된다”며 “주변에 친밀한 사람이 없으면 불안해하고, 자기를 거스르는 사소한 말이나 행동에 쉽게 상처받고 분노하며, 유난히 한 사람에게만 집착해 소유하러 들거나, 반대로 사람을 계속 바꿔가며 관계를 이어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일부는 잠재적 우울증에 시달리다가 남에게 불편과 부담을 주기도 한다.

관계의존적인 행동이 아예 성격으로 굳어져 만성화되면 의존성 인격장애(dependent personality disorder)로 진단한다. 인간에 대한 중독은 또 다른 중독을 부른다. 의존과 집착의 결과물로 우울감과 불안감이 높아지면서 술과 담배에 의지하게 되고 자살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

가족주의, 공동체의식을 중요시하는 한국의 사회·문화가 원인이 되기도 한다. 서 과장은 “작은 공동체인 가족에서부터 부모는 자녀를 한 개인으로 인정하기보다는 자신의 ‘작은 자아’로 인식하려는 경향이 강하다”며 “이 같은 사회적 분위기는 성장기 발달 과정에 악영향을 줘 자녀가 부모에게 의지하고 성인이 된 뒤에는 타인과의 관계에 집착하게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중독심리연구소에 따르면 △애인이나 남편에게 이용당하는 걸 알면서 떠나지 못함 △늘 ‘이 사람도 날 떠나갈거야’라고 생각함 △혼자 있으면 마음에 구멍 뚫린 것처럼 외로움이 심하게 밀려옴 △자신을 사랑스럽거나 가치있다고 생각하지 않음 △칭찬이나 선물을 받으면 불편함 △남의 부탁을 거절하면 죄책감에 시달림 △기쁨 슬픔 사랑의 감정 표현이 어려움 △누군가와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지 않으면 불안함 등 8개 항목에 모두 해당되면 관계중독을 의심해보고 치료받는 게 바람직하다.

서 과장은 “타인과의 관계는 나의 일부일 뿐 전부는 아니다”라며 “혼자라는 사실이 두려워 관계에 억지로 매달릴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이어 “혼자만의 고독은 스스로 성찰하고 성장하는 기회를 주는 중요한 시간”이라며 “고독을 즐길 수 있어야 관계도 즐길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정환 기자 superstar1616@viva100.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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